야자수 원숭이와 kt노동자의 슬픔

야자수 원숭이와 kt노동자의 슬픔

야자수 열매의 시원 달콤한 맛을 잊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맛에 맺힌 원숭이의 아픔을 안 이후 이젠 그 맛을 느끼려 하지 않습니다.

몇 년 전, 우연찮게 TV를 통해 원숭이를 이용하여 야자수 열매를 어떻게 따는지 생생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봤습니다. 관리자의 간단한 손짓에 그 드높은 야자수를 단숨에 타고 올라가 제대로 익은 열매만을 골라 이를 돌리고 돌린 후 열매가 결국 땅에 떨어지게 하는 원숭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원숭이는 몇 개의 열매를 딴 후 쏜 살같이 내려와 먹이를 한 개 받아 먹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루 종일 열매를 딴다고 하니 그 고됨은 상상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목살이도 하지 않은 원숭이가 도망가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였습니다.

결국 그 비밀을 당시 인터넷을 통해 찾을 수 있었습니다. 원숭이 훈련의 핵심을 찾은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방법은 몹시 잔인무도한 것이었습니다.

원숭이는 똑똑한 동물입니다. 나무를 타는 재주와 함께 제대로 익은 열매를 선택할 줄 아는 지적능력을 고루 갖춘 원숭이는 그에 걸맞게 아무리 먹이를 줘도 진짜 힘든 일은 거부할 줄도 아는 동물입니다. 이런 원숭이를 제압하는 방법은 바로 몽둥이로 연일 주기적으로 패는 것이었습니다. 상상을 뛰어넘는 연일 계속되는 주기적 폭행에 결국 모든 것을 포기 단념하고 주인의 말을 듣는다고 합니다. 조련사는 원숭이의 눈빛을 보며, 모든 것을 포기한 절망과 공포의 모습을 읽은 후,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2014년 kt직원들은 야자수열매를 따는 원숭이와 똑같은 절망과 공포를 느껴야만 했습니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분들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야자수 열매를 따기로 하고 계속 다니게 됐습니다.

그 공포란 다른 게 아닙니다. 믿을 수 밖에 없는 노조위원장이 조합원을 배신하였기 때문입니다. 조합원의 목에 칼을 들이 댄 것은 그 칼을 막아줘야 할 노조위원장이었습니다. 그 땐 우린 절대절망이란 게 뭔지 실감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치욕이 됐습니다. 정신대 위안부 할머니들이 오랜 세월 침묵으로 살았던 심정을 그래서 우린 잘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트라우마가 됐습니다.

이젠 그 트라우마를 정리해야 합니다. 당시 노조위원장의 비상식을 넘어선 엽기적인 자살적 행위에 우린 응답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비본능적이요, 비자연적인 거스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젠 다 함께 동참하여 편찮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며, 스스로를 위안하고, 한을 남기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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